
(사진= 베스티 인스타그램)
[한터뉴스= 김연우 기자] 유행은 돌고 돈다. 한때 음악방송을 장악했던 2세대 걸그룹의 노래가 숏폼 콘텐츠를 타고 다시 사랑받고 있다. AOA의 ‘짧은 치마’가 ‘골반 통신’ 밈으로 화제를 모은 데 이어, 이번에는 하츠투하츠(Hearts2Hearts)의 ‘행진곡’ 챌린지를 통해 베스티(BESTie)의 ‘연애의 조건’이 다시 주목받았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관심은 원곡 가수의 재결합으로도 이어졌다.
베스티는 지난달 17일 재결합 소식을 알린 뒤 멤버 다혜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완전체 안무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달 31일에는 MBC ‘쇼! 음악중심’에 출연해 약 4000일 만에 완전체 음악방송 무대를 선보였다. 방송 직후 공개된 영상은 반나절 만에 조회수 150만 회를 돌파했으며, 댓글도 6000여 개를 기록했다. ‘연애의 조건’의 역주행에 힘입어 베스티는 최근 공식 계정을 개설하고, 비하인드와 안무 영상 스케치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공개하며 재결합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활동해 온 혜연, 유지, 다혜, 해령이 다시 한 무대에 선 순간. 과거의 노래가 현재의 유행과 만나면서 베스티에게도 새로운 활동의 기회가 찾아왔다.

(사진= 다혜 인스타그램)
트로트부터 뮤지컬·연기까지…각자의 자리에서 이어온 활동
베스티의 귀환이 더욱 반가운 이유는 네 멤버가 그룹 활동 이후 각자의 분야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혜연은 트로트 가수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2’에 출연하며 새로운 음악적 도전을 이어갔고, 베스티 시절과는 다른 장르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줬다.
유지는 가수 활동과 함께 뮤지컬 배우로 활약하며 음악적 역량을 이어왔다. 탄탄한 보컬을 바탕으로 다양한 작품에 참여하며 무대 경험을 쌓았다.
다혜는 2023년 티빙 연애 리얼리티 ‘환승연애3’에 출연해 대중에게 다시 얼굴을 알렸다. 이후 솔로 가수와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왔다. 이번 재결합 과정에서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멤버들과 함께한 모습을 공개하며 팬들의 반가움을 더했다.
해령은 배우로 활동하며 연기자로서의 행보를 이어왔다. 그룹 활동 이후 연기 분야에서 경험을 쌓으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시간을 보낸 네 멤버는 이번 ‘연애의 조건’ 무대를 통해 다시 베스티라는 이름으로 뭉쳤다. 오랜 시간 몸에 익힌 안무와 호흡은 여전했고, 한층 성숙해진 분위기는 과거와는 또 다른 매력을 완성했다.

(사진= YNB엔터테인먼트)
돌고 돌아 다시 만난 그 시절 감성
베스티의 재결합을 이끈 ‘연애의 조건’ 역주행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2세대 걸그룹 음악의 재발견과 맞닿아 있다.
2010년대 초반 걸그룹 음악은 강렬한 콘셉트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 인상적인 퍼포먼스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당시 무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하이힐과 짙은 메이크업이었다.
높은 굽의 구두를 신고도 흐트러짐 없이 이어지는 안무와 무대 위에서의 여유는 당시 걸그룹의 상징적인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눈매를 강조한 스모키 메이크업과 화려한 스타일링 역시 지금과는 다른 분위기를 완성했다.
이러한 감성은 최근 숏폼 콘텐츠를 통해 다시 발견되고 있다. AOA의 ‘짧은 치마’가 ‘골반 통신’ 밈으로 소비되며 과거의 퍼포먼스가 새로운 놀이 문화로 자리 잡은 데 이어, 베스티의 ‘연애의 조건’ 역시 하츠투하츠의 ‘행진곡’ 챌린지를 계기로 다시 관심을 모았다.
‘연애의 조건’은 경쾌한 비트와 반복되는 후렴구, 하이힐을 활용한 안무가 어우러진 곡이다. 여기에 연애 상대에게 바라는 조건을 솔직하고 재치 있게 풀어낸 가사가 더해져 듣는 재미를 선사한다. 13년 전 발표된 노래임에도 연애를 둘러싼 현실적인 고민과 바람은 여전히 공감을 자아낸다. ‘키 조금 크고’, ‘강동원 살짝 닮고’... 지금 들어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가사가 오히려 웃음을 유발하는 지점이다.
과거에는 음악방송과 뮤직비디오를 통해 접했던 무대가 이제는 짧은 영상과 챌린지로 재생산되며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당시의 음악과 스타일이 새로운 세대에게는 신선한 콘텐츠가 되고, 기존 팬들에게는 추억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는 셈이다.

(사진= MBC ‘쇼! 음악중심’ 방송 캡처)
그때는 미처 몰랐던 매력…새로운 세대가 찾아낸 전성기
베스티는 2013년 싱글 ‘두근두근’으로 데뷔한 뒤 ‘연애의 조건’, ‘THANK U VERY MUCH’, ‘Hot Baby’, ‘Excuse Me’ 등으로 활동했다. 밝고 경쾌한 음악과 시원한 가창력, 인상적인 퍼포먼스로 당시 걸그룹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활동 당시 베스티가 대중적으로 누렸던 인지도와 지금의 관심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수많은 걸그룹이 경쟁하던 가요계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선보였던 베스티는 시간이 흐른 뒤 새로운 세대의 발견을 통해 다시 팀의 이름을 알리게 됐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과거의 노래를 다시 듣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당시의 음악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추억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고,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음악과 퍼포먼스를 발견하는 경험이 된다. 과거의 무대가 현재의 밈과 만나고, 신세대 아이돌이 이를 재해석하면서 세대 간의 음악적 연결도 만들어지고 있다.
베스티의 완전체 무대는 그 연결이 실제 아티스트의 새로운 활동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숏폼을 통해 시작된 관심이 재결합과 음악방송 출연으로 이어지며 멈춰 있던 팀의 시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때의 추억으로 남았던 노래가 새로운 세대의 놀이가 되고, 그 노래를 불렀던 아티스트가 다시 무대에 서는 순간. 리메이크와 밈, 숏폼 챌린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과거의 음악이 현재와 만나면서 세대 간 음악적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 익숙한 노래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추억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고,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되는 셈이다.
당시에는 미처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던 걸그룹의 매력이 시간이 흐른 뒤 새로운 전성기로 이어지는 모습. 베스티의 귀환은 유행이 돌고 도는 현상을 넘어, 음악이 시대를 건너 다시 사랑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숏폼을 통해 다시 발견된 베스티의 무대는 그 시절 걸그룹의 매력이 지금도 새로운 세대에게 통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음악이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순간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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