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한터뉴스= 정준화 기자] YG엔터테인먼트가 신인 두 팀을 동시에 예고했다. 다만 '언제'가 빠졌다.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는 14일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차세대 신인으로 5인조 보이그룹과 4인조 걸그룹의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팀이 트레저, 베이비몬스터와 함께 YG의 미래를 이끌어갈 매우 중요한 아티스트들이라 자신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기다린 정보, 즉 데뷔 시점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두 팀은 연말까지 준비해 온 데모곡 녹음을 이어 가고, 타이틀곡이 결정되는 대로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진다는 것이 전부였다.
그는 "연말에 'YG 어나운스먼트' 영상으로 다시 인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보이그룹부터 보면 공백의 기간이 눈에 띈다. YG가 보이그룹을 새로 내놓는 것은 2020년 트레저 이후 6년 만이다. 그사이 하이브와 SM, JYP가 각각 복수의 보이그룹을 데뷔시켰고, 올해만 해도 신인 보이그룹이 여럿 시장에 진입했다.
구성도 달라졌다. 데뷔 당시 12명이었던 트레저와 달리 이번 팀은 5인조다. 걸그룹 역시 블랙핑크와 베이비몬스터에 이은 세 번째 팀으로, 가칭 '넥스트 몬스터'라는 이름 아래 이벨리와 찬야가 먼저 공개됐고 올해 4월 세 번째 멤버 케이시가 더해졌다. 7인조로 출발한 베이비몬스터에서 다시 4인으로 줄어든 셈이다. 다인원 편성이 사실상 표준이 된 시장에서 YG는 반대 방향을 택했다.
이번 발표에서 더 주목할 지점은 일정이 움직여 온 궤적이다. YG는 지난 3월 공식 영상에서 2026년 가을을 목표로 새 보이그룹을 준비하고 있다고 알렸다. 4월 말에는 양현석이 직접 9월에 새 남자 그룹을 소개할 생각이며 멤버는 다섯 명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10월 중순인 지금, 데뷔 일정은 다시 미정으로 돌아갔다. 가을은 이미 절반 넘게 지났다. 공식적으로 데뷔를 취소하거나 연기한다고 밝힌 적은 없지만, 반년 사이 '가을'에서 '9월'로 좁혀졌던 시점이 다시 애매해진 것은 분명하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갈린다. 한쪽에서는 YG 특유의 완성도 우선 방침으로 해석한다. 타이틀곡이 정해져야 일정을 정하겠다는 말은, 곡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날짜에 맞춰 내보내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블랙핑크와 베이비몬스터 모두 데뷔 전 상당한 준비 기간을 거쳤고, 그 결과물이 시장에서 통했다는 평가가 있다.
반대쪽에서는 비용을 짚는다. 예고가 길어질수록 연습생의 시간은 흘러가고, 반복된 일정 변경은 팬덤이 축적해 온 기대를 소모한다. 베이비몬스터 때도 공개와 데뷔 사이의 간격이 길어지며 같은 지적이 나왔다. 기다림이 완성도로 환산되는지는 결국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문제다.
멤버 수를 줄인 선택에도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소수 정예는 멤버 한 명당 분량과 서사를 확보하기 쉽고, 활동 관리와 수익 배분에서도 효율적이다. 블랙핑크라는 4인조 성공 사례를 보유한 회사이기도 하다. 반면 다인원 체제가 가진 이점, 즉 유닛 운용의 폭과 초기 음반 화력, 다국적 구성을 통한 현지 공략은 포기해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데뷔한 팀들이 대체로 인원을 늘려 온 흐름과 비교하면 역주행에 가깝다. 다만 이는 YG가 지금까지 지켜 온 방식과는 오히려 어울린다. 숫자로 밀어붙이기보다 색이 뚜렷한 소수를 내세우는 쪽이 이 회사의 문법이었다.
시장 환경은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올해 K팝 신인 시장은 이미 포화에 가깝다. 주요 기획사가 연이어 신인을 내놓았고, 이달 들어서도 대형 기획 신인이 데뷔 무대를 가졌다. 늦게 들어가는 쪽은 주목도를 나눠 가져야 하지만, 반대로 앞선 팀들의 성패를 보고 전략을 조정할 여유가 생긴다.
특히 음반 중심의 초동 경쟁과 음원 체류 사이에서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는, 올해 데뷔한 팀들의 성적이 이미 많은 참고 자료를 남겼다. YG가 연말까지 데모를 쌓겠다고 한 것도 그 조정의 시간일 수 있다.
결국 이번 발표는 라인업의 윤곽을 확인시켜 준 자리였지, 출발 신호는 아니었다. 확실해진 것은 두 팀의 규모와 존재, 그리고 연말에 한 번 더 공개 일정이 있다는 사실이다. 양현석이 예고한 'YG 어나운스먼트' 영상이 데뷔 날짜를 담을지, 또 한 번의 준비 상황 보고에 그칠지가 다음 분기점이 된다. 6년을 기다린 보이그룹과 세 번째 걸그룹에 붙은 질문은 하나다. 언제인가.
joonamana@hante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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