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A2O 엔터테인먼트 제공)
[한터뉴스= 정준화 기자] "알파 투 오메가". 이수만 프로듀서는 이 선순환 구조를 강조했다.
지난 12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글로벌 데뷔쇼 '웰컴 투 소울라이트(WELCOME TO SOULITE)'에서 이수만 프로듀서는 회사 이름부터 설명했다. A2O는 '알파 투 오메가'의 줄임말로, 시작과 끝이 연결되고 그 끝이 다시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지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확장해 나간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날 공개된 15인조 보이그룹 A2O 소울(A2O SOUL)과 9인조 걸그룹 A2O 라이트(A2O LITE)를 보면 이 의미들이 관찰된다. 24명의 신인 안에 이수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미래가 층층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먼저 '과거'다. 쇼케이스 영상이 퍼진 뒤 가장 많이 소환된 이름은 보아였다. 일부 멤버에게서 데뷔 초 보아의 인상을 떠올렸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SM 계보를 한자리에 모아 놓은 것 같다는 평도 나왔다. 외모만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3분을 넘기는 러닝타임, 중간에 자리를 차지하는 댄스 브레이크, 후반부의 고음 파트처럼 최근 K팝에서 줄어든 요소들이 무대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점이 함께 언급됐다.
2000년 데뷔한 보아는 한국 가수가 해외 시장을 현지 전략으로 뚫은 첫 사례였고, 그 방식을 설계한 사람이 이수만이다. 복귀전의 출발점을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자리에 둔 셈이다.

또 유영진이 있다. SM 시절부터 이수만과 호흡을 맞춰 온 그는 현재 A2O엔터테인먼트 이사로, 이번 두 팀의 음악과 퍼포먼스에 작사·작곡·프로듀싱으로 참여했다. 보아의 초기 사운드부터 동방신기와 엑소를 거쳐 온 SM 특유의 질감은 상당 부분 그의 손에서 나왔다. 이수만이 돌아오면서 가장 먼저 다시 부른 이름이 유영진이라는 사실은, 이번 프로젝트가 과거와의 단절이 아니라 연장선 위에 있음을 보여 준다.
'현재'는 숫자와 구성에 들어 있다. 두 팀을 합친 24명은 데뷔 단위로는 이례적인 규모다. A2O 소울 15명 중 한국인은 한국계를 포함해 5명이고 나머지는 중국·일본·태국 출신이며, A2O 라이트는 Z세대와 알파세대를 함께 겨냥한다는 뜻의 '잘파 팝'을 표방한다. 두 팀은 'ACE(A2O 코스믹 에픽)'라는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멤버들은 고정된 팀에 묶이지 않은 채 유닛과 솔로, 프로젝트로 조합을 바꾼다. 다인원·다국적·가변 유닛은 지금 K팝이 가장 널리 쓰는 문법이자, 애초에 이수만이 SM에서 설계한 방식이기도 하다. 과거의 발명이 현재의 표준이 된 자리에서 그가 다시 출발한다는 구도다.

'미래' 자리에는 기술이 놓였다. 핵심은 4DGS, 4D 가우시안 스플래팅이다. 3차원 공간 정보에 시간 축을 더해 퍼포먼스를 통째로 기록하는 방식으로, 한 번만 촬영해도 여러 각도의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A2O는 이를 적용한 촬영 시스템을 '인피니트 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운용하며, 중국에서 먼저 선보인 걸그룹 A2O 메이(MAY)의 영상에 시험한 뒤 이번 두 팀의 뮤직비디오로 가져왔다.
같은 동작을 여러 번 반복해 찍어야 했던 기존 촬영의 부담을 줄이고, 팬은 나중에도 원하는 각도에서 무대를 다시 볼 수 있다. 여기에 아티스트와 팬이 대화하는 플랫폼 '블루밍톡'이 이달 말 더해진다. 그가 오래 말해 온 CT, 컬처 테크놀로지의 2026년판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기술을 결론으로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수만은 "기술의 발전만큼이나 어떤 지혜로 이를 사용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했고, 이어 "K팝 그룹이 '가수'라고 불리는 한 결국 가장 중요한 시작은 '곡'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존 K팝과는 다르단 느낌의 시작 역시 '곡'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를 말하다가 가장 오래된 명제로 돌아온 것이다. "다르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결과물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사랑해 주는 것까지 이루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말, "'어떤 것이, 무엇이 다른가'를 찾기 전에 먼저 '좋다'는 느낌을 받아주길 바란다"는 말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알파에서 오메가로 갔다가 다시 알파로 돌아오는 선순환이란, 결국 기술을 한 바퀴 돌아 노래로 되돌아온다는 뜻에 가깝다.
이제 증명의 시간이다. 과거의 자산이 2026년에도 유효한지, 24명과 가변 유닛이라는 현재의 문법이 이미 익숙해진 시장에서 변별력을 가질 수 있는지, 4DGS가 음악의 완성도로 환산되는지. 이 순환은 선순환이 될 수 있을까. 곧 답이 나올 전망이다.
joonamana@hante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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