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들의 선공개 전략이 통하고 있다. 최근 그룹 에스파(aespa)가 정규 2집 'LEMONADE'를 발매 하고 앞서 르세라핌의 'CELEBRATION', 코르티스의 'REDRED' 등 다양한 아이돌 그룹의 선공개곡이 공개됐다.
에스파는 지난 5월 11일 선공개곡 'WDA (Whole Different Animal) (Feat. G-DRAGON)'을 먼저 선보이며 앨범 발매 전 기대감을 높였다. 에스파처럼 더블 타이틀 중 한 곡을 먼저 공개하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코르티스처럼 타이틀곡 자체를 선공개하는 경우도 있다. 이 전략은 대형 기획사뿐 아니라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에서 활용하는 보편적인 방식이 됐다.
선공개곡은 정식 앨범 발매 전 미리 공개되는 곡으로, 메인 앨범에 앞서 선공개 싱글(pre-release single)을 내놓는 전략은 이제 K-팝 산업에서 많은 기획사들이 채택하는 표준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4세대 아이돌 사이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전 세계 음악 레이블들은 오래전부터 앨범 발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 이 전략을 활용해왔으며, K-팝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면서 이 흐름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선공개 방식은 선공개곡, 최근 그룹 샤이니(SHINee)의 콘서트 선공개 등으로 오늘날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방식은 K-팝의 '컴백' 시장에서도 실제로 효과적일까?
대부분의 K-팝 팬들이 알고 있듯이, '컴백'이란 아티스트나 그룹이 실제로 휴식기를 가졌는지와 관계없이 새로운 음악을 발표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획사들은 컴백을 치밀하게 기획하며, 각 컴백마다 고유한 콘셉트를 설정해 팀명·의상·안무 등 전반적인 요소에 반영한다. 즉, 컴백이란 하나의 미니앨범이나 정규앨범 발매 등을 위한 프로모션 사이클 전체를 뜻한다.
전통적으로 K-팝 기획사들은 앨범의 '타이틀곡' 한 곡에 프로모션을 집중해왔다. 앨범 발매 전 여러 싱글을 공개하는 서구 팝 아티스트들과 달리, K-팝은 앨범이 공개될 때까지 대부분의 콘텐츠를 비공개로 유지하는 방식을 선호해왔다. 선공개곡은 이러한 관행에 변화를 가져온 동시에, 차트 성적에도 기여하며 앨범 전체의 음원 순위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전략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선공개 싱글이 고퀄리티 뮤직비디오와 함께 공개될 경우, 타이틀곡과 비슷한 수준의 기대감과 주목도를 만들어낸다. 이로 인해 라이트한 청취자들이 해당 곡을 메인 타이틀로 오해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고, 실제 타이틀곡이 공개됐을 때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선공개곡의 완성도에 대한 논의도 있다. 팬들은 선공개 싱글 역시 타이틀곡에 준하는 창의성과 완성도를 기대하지만, 임팩트나 실험성이 부족해 단순한 수록곡(B-side)처럼 느껴질 경우 실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과거 JYP엔터테인먼트가 그룹 있지(ITZY)의 'BORN TO BE' 앨범에서 선보인 전략은 이 같은 부작용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앨범에서는 두 곡의 선공개 싱글과 멤버 전원의 솔로곡이 공개되며, 22일 동안 총 7편의 뮤직비디오가 연달아 공개됐다. 기존 팬들에게는 풍성한 콘텐츠였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타이틀곡과 발매 일정에 대한 혼란을 주는 결과를 낳았다.
이처럼 K-팝에서 선공개 싱글은 양날의 검과 같다. 적절히 활용하면 기대감을 높이고 팬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지만, 과도하거나 메인 타이틀과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컴백의 임팩트를 분산시키고 약화시킬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대감 조성과 메시지의 명확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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