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터뉴스 = 강수영 기자] 길었던 공백기를 깨고 나온 아르테미스(ARTMS)는 남다른 각오로 똘똘 뭉쳐있었다.
아르테미스는 지난 6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한터뉴스와 만나 두 번째 미니 앨범 'Hyper-Ego'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랜만의 컴백을 앞둔 멤버들의 표정에서 설렘뿐 아니라 굳은 다짐도 읽을 수 있었다.
"1년 2개월 오랜만에 컴백하는 만큼 굉장히 긴장도 되고 떨림도 있는데 이번에 앨범 구성도 다양하게 준비 열심히 했고 또 기존의 아르테미스가 도전하지 않았던 새로운 느낌의 타이틀곡으로 컴백을 했거든요. 그래서 많은 관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희진)
"저희도 너무 기다리고 우리(팬덤명) 분들도 너무 기다려 주셨던 만큼 뭐든 마다하지 않고 릴스나 콘텐츠나 모든 음악 방송들 열심히 할 자신 있고요. 저희끼리도 너무 힘들어지고 피곤할 때면 공백기를 떠올리면서 힘내자고 다짐을 했습니다." (진솔)

결연한 의지를 듣고 있자니 이들이 입고 있는 의상이 눈에 들어왔다. 인터뷰가 끝나면 곧장 음악방송 무대로 향할 예정이었던 멤버들은 하나같이 같은 디자인의 검정 교복 차림이었다. 디테일까지 똑같이 맞춰 입은 모습에서 단단한 결속감이 느껴졌다.
"선공개곡 'Born Stunner'의 메인 착장인데요. 어떤 의상을 입어야 가장 돋보일 수 있을까 초점을 맞췄어요. 그동안 화려하게도 입어 보고 단순하게도 입어 봤는데 팬분들은 오히려 딱 단순하지만 확실한 캐릭터성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외국 팬분들은 저희 의상을 코스프레로 입고 오시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번에도 좀 최대한 단순하지만 저희의 캐릭터성을 살려보자 하던 중에 교복을 입으면 너무 세 보이지도 않으면서 저희의 스토리텔링을 좀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겠다 생각해서 이런 의상을 선택했습니다." (진솔)
"아르테미스는 다섯 명이 각자의 자아이자 또 하나의 자아이기도 하거든요. 그걸 항상 뮤직비디오 스토리텔링에 녹여내다가 어떻게 하면 직관적인 이미지로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저희가 다 같이 백금발을 하고 다 같이 같은 교복에 다 같이 렌즈도 같은 색깔로 끼면서 이미지 변신을 도전해봤습니다. 'Blue Blood'는 의상도, 렌즈도 파란색인데 'Born Stunner' 같은 경우에는 빨간 색깔로 해서 더블 타이틀 두 곡을 좀 다른 느낌으로 준비했어요." (희진)

희진의 말대로 두 타이틀곡은 색깔이 정말 달랐다. 'Born Stunner'는 강렬한 붉은 색에 걸맞는 묵직한 베이스 사운드로 귀를 사로잡았고, Blue Blood의 밝고 시원한 분위기는 쨍한 파란빛과 잘 어울렸다. 두 곡 다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기존 아르테미스 곡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장르에 변화를 주는 것에 대해서 저희도 고민을 하긴 했었어요. 사실 대표님께서 이 노래를 들려주셨을 때 당황스러웠던 것 같아요. '이게 우리 색깔이랑 맞나'라는 생각을 해서 대표님한테 미팅을 요구하기도 했었고 우여곡절이 많았던 노래였는데 대표님과 함께 지냈던 세월이 있는 만큼 그냥 믿고 한번 가보자 하고 저희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를 했거든요. 그랬더니 헤어 메이크업 선생님들이나 다른 스태프분들이 이번 노래 좋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저희의 다소 매니악 했었던 부분들이 좀 발전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립)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에 저희 멤버들의 반응이 '저희가 이걸 할 수 있을까요?'였어요. 연차가 있는데도 이런 느낌을 안 했던 거면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면서 불안했었는데 그래도 저희는 항상 대표님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이번에도 믿어보자, 대신에 저희도 불안하니까 퍼포먼스나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링에 저희의 컬러를 넣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진솔)
"결론적으로 저희가 스스로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해보니까 정말 잘 맞는 사이즈의 옷을 입은 느낌이고 '대표님은 확실히 생각이 다르시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희진)

아르테미스를 설명하는 대표적 키워드는 세계관과 미학이다. 이들은 전신 그룹인 이달의 소녀 시절부터 이어지는 탄탄한 세계관 아래, 콘셉추얼한 시도를 아끼지 않으며 정형적인 아이돌과는 다른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6월 첫 번째 미니 앨범 'Club Icarus' 발매 당시 공개됐던 희진의 티저 이미지는 독특한 비주얼로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 아르테미스가 예쁜 음악 대신 도전을 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관 같은 경우에는 이달의 소녀 때부터 굉장히 집착하고 좋아했었던 포인트고 저희뿐만 아니라 팬분들도 너무 좋아해 주시는 부분인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해서 끌고 가고 싶었고요. 어떻게 보면 이달의 소녀 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10년 째 활동하고 있다 보니 회사에서 주어지는 예쁜 음악, 형식적인 음악보다는 그안에서 재미있는 요소를 찾고 싶어서 컨셉추얼한 것에 많이 도전하려고 해요. 그리고 팬분들한테 영감도 많이 받는 게 사실 솔직히 말하면 세계관이 다 정해져 있었다기보다는 팬분들이랑 같이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게 더 컸던 것 같아요." (김립)
"그리고 또 팬분들께서 이 세계관을 굉장히 좋아해 주시고 추리하는 것도 굉장히 좋아해 주시거든요. 저희도 뮤직비디오 볼 때 저희 뮤직비디오지만 직접 추측하는 그런 재미도 있고 점점 더 세계관에 대해서 재미있게 풀어나가려고 해요." (최리)
독특하고 독보적인 콘셉트는 그룹의 정체성을 단단하게 하지만, 동시에 진입장벽을 높이기도 한다. 특히 해외 인기에 비해 아쉬운 국내 인지도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아르테미스에게는 그 딜레마가 크게 느껴질 터. 대중음악 가수로서 두 지점 사이의 고민은 없는지 물었다.
"반반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저희의 뮤직비디오는 듣기만 하는 게 아니고 그 안에서 스토리 텔링을 하고 보는 재미도 넣기 때문에 진짜 시리즈물의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많거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굉장히 장점이지만 많은 대중분들한테는 와닿지 않을 수 있을 거라는 그 생각도 항상 가지고는 있었어요. 근데 그걸 보완한 곡이 이번 'Born Stunner'라고 생각을 해서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서 양쪽을 다 충족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는 팬분들도 함께 즐기시지만 많은 대중분들께서도 아르테미스라는 이름을 아실 수 있도록 'Born Stunner'라는 음악이 널리널리 퍼졌으면 좋겠어요." (희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까 말씀드렸던 세계관이나 컨셉추얼한 부분이 팬분들이 재밌어하는 부분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고 장르가 다양해서 많이 좋아해주시는 거 같아요. 오드아이써클 때 상징이 됐던 게 색깔별 교복이었거든요. 근데 그 교복을 10년이 지난 지금도 너무 다들 좋아해 주시고 코스튬을 해주고 계시더라고요. 음악적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이번 'Born Stunner'도 한 단계 더 앞서 나가려고 했는데 그런 모습을 팬분들이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립)

1년 2개월, 오랜만의 컴백이지만 완전체가 아니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슬이 어깨 수술로 인해 앨범 활동과 콘서트 투어에 함께하지 못하는 상황. 이들은 마냥 속상해 하는 대신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응원하기로 했다.
"사실 하슬 언니가 제일 아쉬울 거고 저희도 제일 걱정했던 게 언니가 편히 쉬지 못 할까봐 하는 거였거든요. 저희가 활동 열심히 하는 동안 아무래도 언니 마음이 불편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언니를 굉장히 자주 찾아가서 같이 저녁도 먹고 언니도 저희 현장에 되게 많이 와줘요. 어제도 연습실에 와서 간식이랑 이런 거 챙겨줬고요. 최대한 서로가 떨어지지 않으려고 중입니다." (희진)
"멤버들에게 의지를 정말 많이 하는 게 콘서트 투어를 할 때 장기간 타지에서 비행도 이동도 계속하다 보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힘들거든요. 근데 그럴 때마다 한 명이 힘들어 보이면 다 같이 가서 '뭐가 힘드냐' 물어보고 털어놓기도 하고 하면서 '오늘 나 오늘 공연 조금 힘들 것 같다' 하면 다 같이 옆에 와서 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말들을 엄청 많이 해줘요. 저번 투어 끝나고 나서 저희끼리 말했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단톡방에 '멤버들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어'라고 서로 훈훈한 말들을 했거든요. 가끔 그럴 때마다 '아 진짜 멤버들끼리 많이 생각하고 사랑하는구나' 느끼는 것 같아요." (김립)
"가족보다 더 자주 만나고 오래 생활하다 보니까 서로의 성격도 잘 알게 되고 피곤할 때 '언니 지금 피곤하구나' 이런 걸 바로 알아챌 수 있어서 사실 싸움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이번에 또 미국 프로모션을 통해서 에어비앤비를 오랜만에 같이 썼었는데 오랜만에 쓰니까 너무 재밌고 행복하더라고요." (최리)
"오히려 오래 같이 지내면서 싸울 일이 더 사라지는 게 스스로 서로가 너무 잘 파악이 되어 있다 보니까 각자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걸 싫어하는지 알게 되고, '아 오늘 컨디션이 안 좋구나 그러면 말 걸지 말아야겠다, 장난치지 말아야겠다' 이런 것들이 생기니까 서로를 더 배려하게 되면서 싸울 일이 전혀 없어지는 것 같아요. 오히려 투닥거리는 건 서로에 대해 파악이 되기 전 옛날이 훨씬 더 많이 부딪혔던 것 같습니다." (희진)
한편, 아르테미스는 오늘 두 번째 미니 앨범 'Hyper-Ego'를 발매했다. 익숙함과 새로움, 대중성과 독특함 사이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찾아가고 있는 아르테미스가 이번 앨범으로 그 균형을 어떻게 완성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grace@hante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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