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VMA 제공)
[한터뉴스= 정준화 기자] 방탄소년단이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 중 하나로 꼽히는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노래'를 받았다.
현지 시각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시어터에서 열린 '2026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방탄소년단은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의 타이틀곡 '스윔'(SWIM)으로 '올해의 노래'와 '베스트 K팝'을 받았고, '베스트 그룹'까지 더해 3관왕에 올랐다.
후보에 오른 세 부문을 모두 가져간 완승이다. 기록과 맥락을 함께 놓고 보면, 이번 수상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한둘이 아니다.
첫 번째는 '올해의 노래'라는 부문 자체다. VMA에서 올해의 비디오, 올해의 아티스트와 함께 최상위로 분류되는 상이고, K팝 그룹이 이 부문 트로피를 든 것은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은 2021년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한국 가수 최초로 이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지는 못했다. 5년 만에 같은 자리에서 결과가 바뀐 셈이다. 지난해 이 부문 수상자가 브루노 마스와 함께한 로제였다는 점까지 더하면, K팝은 2년 연속으로 VMA의 본상을 가져갔다. 한 해는 솔로 협업으로, 다음 해는 그룹 단독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두 번째는 경쟁 구도다. 올해 '올해의 노래' 후보에는 마돈나와 사브리나 카펜터의 합작곡, 레이와 핑크팬서리스 같은 이름이 올랐고,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삽입곡 '골든'(Golden)도 포함됐다. K팝을 소재로 만든 콘텐츠의 노래와 K팝 팀의 노래가 같은 부문에서 맞붙었고, 결과적으로 실존하는 팀이 트로피를 가져갔다. K팝이 소재이자 장르로 동시에 소비되는 현재 시장의 단면을 보여 주는 장면이다.
세 번째는 기록이다. '베스트 그룹'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수상한 데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이 부문 최다 수상 기록을 스스로 다시 썼다. 멤버 전원이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 3월 완전체 활동을 재개한 첫해에 나온 성과라는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3년 9개월의 공백 뒤 돌아온 팀이 공백 이전과 같은 자리를 지켰다는 사실은, 팬덤의 결속이 시간의 영향을 얼마나 덜 받았는지를 보여 준다.
네 번째는 수상을 뒷받침한 숫자다. 3월 발매된 '아리랑'은 한터차트 집계 기준 초동 416만여 장을 기록했다. 발매 첫날에만 398만 장이 팔렸고, 미국 빌보드 200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타이틀곡 '스윔'은 빌보드 핫 100에 1위로 진입했고, 앨범 수록곡 14곡이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 상위권을 나란히 채웠다. 시상식의 결과가 특정 팬덤의 투표 화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반대로 VMA가 상당수 부문을 팬 투표로 정한다는 점을 들어, 이번 수상을 음악적 평가보다 동원력의 결과로 보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두 해석은 사실 충돌하지 않는다. 차트와 판매량이라는 객관적 지표와 투표를 움직이는 팬덤의 규모가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는 것이 이번 결과에 가깝다.
다섯 번째는 수상자가 현장에 없었다는 점이다. 방탄소년단은 월드투어 일정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고, 소속사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 '아리랑'이 팀에게 새로운 시작과 같은 앨범이라 이번 수상이 더 뜻깊다는 내용이었다.
여섯 번째는 후보 명단이다. '베스트 K팝' 부문에는 블랙핑크, 코르티스, 캣츠아이, 르세라핌, 리사가 함께 올랐다. 지난해 8월 데뷔한 코르티스는 신인상과 베스트 그룹, 베스트 K팝까지 세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은 하지 못했다. 데뷔 1년여 만에 미국 주요 시상식의 세 부문 후보가 됐다는 사실 자체가 이례적이고, 이는 K팝이 특정 팀의 성취를 넘어 하나의 카테고리로 시상식 안에 자리 잡았다는 것으로 해석 된다. 리사의 '베스트 팝' 수상은 아시아 솔로 가수로는 처음이며, 아시아 아티스트로는 2020년 방탄소년단 이후 두 번째다.
정리하면 이번 'VMA'는 한 팀의 수상 소식에 그치지 않는다. K팝 그룹이 처음으로 본상을 가져갔고, K팝 아티스트가 2년 연속 그 자리에 섰으며, 후보 명단은 여러 팀으로 넓어졌다. 남은 질문은 지속성이다. 시상식의 트로피는 그해의 기록이지만, 다음 해의 후보 명단을 만드는 것은 결국 새로운 음악과 무대다. 방탄소년단은 월드투어를 이어 가고 있고, 이번 수상은 그 여정의 중간 기록으로 남았다.
joonamana@hante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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