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F&F엔터테인먼트 제공)
[한터뉴스= 정준화 기자] 가장 잘 될 때 끝난다. 그룹 유니스가 26일 완전체 활동을 마무리한다.
소속사 F&F엔터테인먼트는 22일 공식 SNS를 통해 2년 6개월 동안 이어 온 멤버들과의 매니지먼트 전속계약이 26일 종료된다고 알렸다. 계약 기간과 향후 방향을 두고 논의한 끝에 예정된 기간에 따라 완전체 활동을 마무리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아쉬운 것은 시점이다. 이 공지가 나온 시각, 유니스는 데뷔 2년 6개월 만에 가장 뜨거운 반응을 받고 있었다.
반전은 9월 8일 시작됐다. 유니스는 1997년 여성 듀오 비비의 히트곡을 다시 부른 리메이크 싱글 '하늘땅 별땅'을 내놨다. 그런데 1년 만에 오른 음악방송 무대에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90년대 곡을 요즘 아이돌이 소화한다는 회의적인 시선은 무대가 반복될수록 호평으로 바뀌었다.
데뷔 이후 한 번도 멜론 일간 차트 1000위 안에 들지 못했던 이 팀은 951위로 차트에 진입했고, 22일 기준 46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별도의 예능이나 화제성 콘텐츠 없이 순수하게 무대의 힘으로 만든 상승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그런데 음악방송 활동은 14일 종료됐다. 반응이 커지기 시작한 시점과 활동이 끝난 시점이 어긋난 셈이다. 팬들이 활동 연장을 요구하고, 이제야 팀을 알게 됐다는 반응이 쏟아진 이유다. 팬덤 에버애프터 사이에서는 지금 반응이 좋을 때 무대를 더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23일 오후 6시 공개되는 디지털 싱글 'Milky Way'는 사실상 완전체의 마지막 곡이다.
유니스는 SBS 오디션 프로그램 '유니버스 티켓'을 통해 결성된 8인조다. 진현주, 나나, 젤리당카, 코토코, 방윤하, 엘리시아, 오윤아, 임서원이 시청자 투표로 뽑혔고 2024년 3월 27일 미니 1집 'WE UNIS'로 데뷔했다. 처음부터 2년 6개월이라는 활동 기간이 정해진 프로젝트 그룹이었다. 이번 종료가 갑작스러운 해체가 아니라 예정된 만료라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예정대로'라는 설명이 팬들의 아쉬움을 덜어 주지는 못한다. 기간이 정해져 있었다는 사실과, 그 기간이 끝나는 주에 팀이 가장 빛났다는 사실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성적을 보면 유니스는 애초에 팬덤이 약한 팀이 아니었다. 데뷔 앨범은 발매 5일 만에 5만 장을 넘겨 역대 걸그룹 데뷔 앨범 초동 8위에 올랐고, 2025년 4월 발표한 미니 2집 'SWICY'는 초동 5만 8000여 장을 기록했다. 한터차트 주간 인증차트와 5월 월간 인증차트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데뷔 393일 만에 음악방송 1위도 받았다. 음반과 팬덤은 일찌감치 증명된 반면, 대중적 인지도와 음원 성적이 뒤늦게 따라온 팀이었다는 뜻이다. 이번 '하늘땅 별땅'은 그 마지막 조각이 맞춰지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아쉬움의 목소리가 큰 것으로 보인다. 2년 6개월 동안 국내 발매는 미니 앨범 두 장과 싱글 세 장에 그쳤다. 일본과 중국, 필리핀 등 해외 활동과 일본어 싱글로 활동 반경을 넓히긴 했지만, 국내 음악방송은 1년 넘게 공백이 있었다. 한 팀이 대중에게 각인되려면 반복 노출이 필요한데, 그 반복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반대로 패션 기업의 엔터테인먼트 자회사가 오디션 프로그램부터 데뷔, 해외 활동까지 2년 6개월을 끌고 온 것 자체가 신생 기획사로서는 적지 않은 투자였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프로젝트 그룹의 기간 만료가 반드시 끝을 뜻하지 않는다는 점도 짚어 둘 만하다. 케플러는 애초 2년 6개월로 정해졌던 활동 기간을 넘겨 계약을 연장했고, 제로베이스원 역시 기간 종료 후 활동을 이어 가는 길을 택했다. 반대로 아이오아이와 워너원은 기간이 끝나면서 해체했지만, 올해 각각 재결합해 음원 차트 정상과 매진 공연이라는 성과를 냈다.
유니스의 이름과 여덟 명의 조합이 다시 모일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로 멤버 일부는 완전체 활동 종료 이후에도 드라마 OST 참여 등 음악 활동을 예고한 상태다.
팀 이름과 팬덤이라는 자산을 어떻게 남겨 둘 것인지에 따라, 26일은 마침표가 될 수도 쉼표가 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이번 주 유니스가 보여 준 무대가 2년 6개월 중 가장 좋았다는 사실이다. 가장 좋은 순간에 멈춰야 하는 팀을 보는 일은, 프로젝트라는 이름이 가진 가장 잔인한 부분이다.
joonamana@hante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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